우주에 구멍을 내는 것은 슬픔만이 아니다

Quotes

“내 경험상.” 크라우스가 말했다. “혼자건 아니건, 사람들은 죽음보다 진정한 삶을 더 두려워해.” 술이 도착해 있었고, 그는 자기 마티니 잔에서 작은 양파 조각을 건져냈다. 나는 내 어리석고 작은 춤꾼 손가락들을 얌전히 모은 채 레드와인을 마셨다.

근미래에 펼쳐질 수 있는 일들을 다룬 디스토피아적 SF 소설. 몇몇 상상력이 돋보였지만 그렇지 않은 것들도 있었다.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불쾌한 경험을 잘 파고들었다는 점이 내가 이 소설에 느낀 가장 큰 매력이다. 인간 사회에 구멍이 하나 생기면 구멍보다 작은 온갖 것들이 빨려 들어갈 수 있고, 작가는 그중에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들을 예리하게 짚어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유전자 복제가 성행하여 운동 선수나 연예인의 자녀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면?”이라는 질문을 던지는 ‘디어 브래들리 쿠퍼’는 그중 가장 끔찍하고도 현실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