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정성일 평론가는 소마이 신지 감독이 일본 외부에서 좀처럼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유를 그가 로컬 시네마의 미학을 지녔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일본만의 고유한 문화적 코드가 섬세하게 녹아 있는 그의 작품을 외국인의 시선으로 보기에는 다소 평이하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40여 분의 설명을 듣고 나서도 ‘가장 일본적이어서 덜 알려졌다’는 이야기에는 쉽게 동의하는 마음이 들지 않았다.
영화는 이혼을 겪은 딸 렌코가 어른으로 성장하는 이야기다.
- 소마이 신지 감독의 10번째 영화
- 형식: 롱테이크
- 로컬 시네마의 미학
- 소마이 신지 영화는 일본의 현지인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장벽들로 둘러쌓여 있기 때문에, 외국 관객들이 보게 된다면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너무나도 많음.
- 근데 듣고 나서도 그런 것들 때문에 주목받지 못할 수 있나? 생각 듦
- 어쨌든 외국인들에게는 하나의 장벽일 수 있다고 함
- 교토 사투리
- 일본인은 첫 장면부터 교토임을 알아챈다.
- 7월
- 마츠리
- 일본을 일부러 숨기는 걸까 아니면 의식하지 않는 걸까?
-
마지막 장면의 “축하합니다” 번역은 사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임
- 오사카 여행
- 7월 24일 ~ 7월 25일
- 일상 - 축제(마츠리)
- 현실 - 초현실
- 이 경험을 오로지 렌만의 것으로 찍음
- 이사는 아버지의 이사가 아니라 렌코의 이사
- 원작은 아동 소설 “두 개의 집”
-
원작에서는 아버지의 집으로 가면서 끝나는데 영화에서는 시작 10분 만에 아버지의 집을 방문하고, 그 이후로는 아예 방문조차 하지 않는다. 아버지의 이사는 중요하지 않다는 말. 렌의 성장과 심리에 더 집중
- 무리할 정도의 롱테이크를 사용
- 디지털이 아닌 35mm 카메라임을 생각한다면 더더욱 그렇다.
- [[ 하마구치 류스케 ]] : 소마이 신지의 영화는 거리(distance)와 경계(echo)로 작동한다.
- 롱테이크의 시작과 끝이 다르다.
- 이곳에서 저곳으로 움직이는 롱테이크
- 경계를 넘어서는 롱테이크
-
시작과 끝이 다른 영화
- 전학생 타치바나와 언덕을 오르면서 했던 대화
- 아빠가 재혼하고 나 말고 다른 아이를 낳을 수 있구나
- 충격을 받은 렌의 심정을 비가 내리는 것으로 표현
- 이때 비는 저절로 내린 것이 아니라 살수찰르 사용한 것
- 스튜디오 바깥에서 스튜디오처럼 찍기
- 통제가 불가능한 외부에서 통제 가능한 내부처럼 찍기
- [[ 하마구치 류스케 ]]가 이것은 ‘용기’라고 표현했음
- 스튜디오 바깥에서 스튜디오처럼 찍기
- 언덕을 오를 때의 렌과 언덕을 내려갈 때의 렌은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음
- 아빠가 재혼하고 나 말고 다른 아이를 낳을 수 있구나
- 무리할 정도의 카메라 위치
- 난데없이 등장하는 두 번의 죽음 (그리고 성장)
- 첫 번째 죽음
- “작전이 실패했어”라고 말하고는 난데없이 공동묘지를 가로질러 건너감
- 그러다가 갑자기 오코노미야키 먹으러 감
- 아빠와 엄마가 옥신각신 함 -> 한 달에 한 번이어도 된다. (렌의 성장?)
- 두 번째 죽음
- 아빠에게 ‘나를 사랑하냐’고 묻고는 아빠쪽으로 달려감, 그러나 아빠를 끌어안는 것이 아니라 지나쳐서 뛰어감 -> 할아버지를 만나 아들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됨
- “잊는다는 게 슬프지 않아요?” -> “한 손으로 셀 정도면 충분해”
- 첫 번째 죽음
- 엄마에게 “어른이 빨리 될게”라고 말하고 첫 월경이 시작 -> 초현실적인 배경으로 변경됨
- 아이가 여자가 되는 과정이자 어른이 되는 과정
- 마지막 30분은 어른이 된 렌을 축복하고 응원하는 장면
- 바다에 도달해서 과거의 자신(아이)와 결별
- 교토의 마츠리: 죽은 자들을 애도하고 기리는 축제
- 여기서 랜이 떠나보낸 건 다름 아닌 아이의 ‘렌’ 자신
- 다만 이 이별은 애도가 아니라 축복이다.
- 여기서 랜이 떠나보낸 건 다름 아닌 아이의 ‘렌’ 자신
- 엄마가 렌을 발견하지만 엄마와 렌 사이엔 강이 흐르고 엄마는 그 강을 건너지 못한다.
- 렌은 이미 바다 속에서 가족들을 떠나보냈기 때문
- 어른이 된다는 건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고 각자 살아간다는 것
- 이 이야기는 렌이 아이에서 어른으로 ‘이사’하는 이야기
경계를 넘는 성장의 서사: 소마이 신지의 『이사』
소마이 신지의 열 번째 영화 『이사』(1993)는 단순한 가족 멜로드라마를 넘어선다. 이 작품은 11세 소녀 렌코가 물리적 공간의 이동이 아닌, 아이에서 어른으로의 존재론적 ‘이사’를 그린 성장 서사의 걸작이다. 소마이는 원작 아동소설 「두 개의 집」을 과감히 재구성하여, 아버지의 이사라는 외적 사건보다 렌코의 내면적 변화에 집중한다. 영화는 시작 10분 만에 아버지의 집을 보여준 후, 그 이후로는 아예 방문조차 하지 않는다. 이는 렌코의 성장과 심리적 변화가 이 영화의 진정한 주제임을 명확히 선언하는 것이다.
롱테이크의 미학: 경계를 넘나드는 카메라
소마이의 롱테이크는 단순한 기법적 실험이 아니다. 35mm 필름의 물리적 한계를 무릅쓰고 감행한 이 ‘무리할 정도의 롱테이크’는, 하마구치 류스케가 지적했듯 “거리(distance)와 경계(echo)”로 작동한다. 렌코와 전학생 타치바나가 언덕을 오르내리는 장면에서 이는 극명하게 드러난다. 언덕을 오를 때의 렌코와 내려갈 때의 렌코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다. “아빠가 재혼하고 나 말고 다른 아이를 낳을 수 있구나”라는 깨달음의 순간, 소마이는 살수차를 동원해 인위적인 비를 내린다. 이는 하마구치가 ‘용기’라고 표현한 연출이다 - 통제 불가능한 외부에서 통제 가능한 내부처럼 찍기.
롱테이크는 ‘이곳에서 저곳으로 움직이는’ 동선과 함께 렌코의 심리적 경계 넘나들기를 시각화한다. 영화평론가 하스미 시게히코가 분석했듯, 여기에는 “반항이라는 프로세스조차 빼앗긴 아이들의 무딘 초조함이 억제된 서스펜스”가 팽팽하게 긴장하고 있다.
죽음과 성장: 두 번의 존재론적 체험
『이사』에서 난데없이 등장하는 두 번의 죽음은 렌코의 성장을 촉진하는 결정적 순간들이다. 첫 번째 죽음에서 렌코는 “작전이 실패했어”라고 말하며 공동묘지를 가로질러 간다. 이는 부모의 이혼을 막으려던 아이다운 계획의 포기이자, 현실 수용의 시작이다. 두 번째 죽음에서는 할아버지와의 대화를 통해 삶과 죽음, 기억과 망각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에 도달한다. “잊는다는 게 슬프지 않아요?”라는 렌코의 질문에 “한 손으로 셀 정도면 충분해”라는 할아버지의 답변은, 성장이란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잊을지 스스로 선택하는 과정임을 깨닫게 한다.
로컬의 보편성: 교토라는 무대
소마이의 영화는 교토 사투리와 마츠리 같은 로컬 시네마의 미학을 구현하면서도 보편적 성장 서사를 담아낸다. 7월의 교토, 기온마츠리와 오야마오쿠리비라는 구체적 시공간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렌코의 내면과 조응하는 정서적 무대가 된다. 영화 연구자들이 “경이적”이라고 평가한 이 두 축제의 활용은, 죽은 자들을 애도하고 기리는 일본 전통 문화와 렌코의 성장 과정을 절묘하게 연결한다.
교토 마츠리에서 렌코가 떠나보내는 것은 다름 아닌 아이의 ‘렌’ 자신이다. 다만 이 이별은 애도가 아니라 축복이다. 현대 일본 감독들이 소마이를 “넘어서고 싶은 감독”으로 꼽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로컬의 특수성을 통해 인간 존재의 보편적 진실을 포착하는 그의 탁월한 능력.
초현실적 전환과 여성성의 각성
영화의 마지막 30분은 극적으로 변화한다. 렌코가 엄마에게 “어른이 빨리 될게”라고 말하고 첫 월경이 시작되면서, 화면은 초현실적 배경으로 전환된다. 아이가 여자가 되는 과정이자 어른이 되는 과정을 소마이는 마법적 리얼리즘으로 그려낸다. 바다에 도달한 렌코가 과거의 자신과 결별하는 장면에서, 엄마는 강 건너편에서 딸을 발견하지만 그 강을 건너지 못한다. 렌코는 이미 바다 속에서 가족들을 떠나보냈기 때문이다.
독립의 서사: 어른이 된다는 것
『이사』의 진정한 통찰은 성장의 본질에 대한 것이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고 각자 살아간다는 것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소마이를 “넘어서고 싶었던 단 하나의 감독”이라고 고백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소마이는 아이를 대상화하지 않고 “아이 내면을 하나의 인간 우주로 존중하는 품격의 시선”을 보여준다.
마지막 장면의 “축하합니다”(실제로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는 단순한 인사가 아니라, 어른이 된 렌코에 대한 세상의 축복이다. 1993년 키네마 준보 베스트 텐 일본영화 2위, 2023년 베니스국제영화제 최우수 복원영화상 수상이 증명하듯, 『이사』는 시간이 흘러도 빛이 바래지 않는 성장 영화의 고전이다. 소마이 신지는 이 작품을 통해 영화가 가진 힘 - 한 인간의 존재론적 변화를 포착하고 기록하는 힘을 유감없이 증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