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2025년에 들은 앨범
올해 들었던 앨범에 대해 나름대로 순위를 매겨 보았다. 순전히 주관적이고, 음악에 조예가 깊지 않은 터라 한참 전에 발매된 앨범들도 섞여 있다. 그래도 최대한 2025년에 발매된 앨범으로 골라 보았다. 만약 2025년 이전에 발매된 앨범이 있다면 그만큼 더 많은 애정을 갖고 있다는 뜻. 각설하고 시작해 본다.
10. ROSALÍA - LUX (2025)
- 로살리아는 앨범마다 새로운 시도를 서슴지 않는다. 그러나 그 시도가 200년도 더 된 오페라를 다시 불러오는 것이라곤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을 테다. 13개의 언어로 쓰였고, 그만큼 시간도 돈도 많이 들었다고 한다. 아쉽게도 한국어는 없다.
- 추천곡: Mio Cristo Piange Diamanti
9. Black Country, New Road - Forever Howlong (2025)
- 10개의 앨범 중 유일하게 공연으로 직접 들은 앨범이다. 헤드라이너 아이작 우드의 탈퇴 이후 밴드는 역할을 분담하는 방식으로 변화했다. 노래는 주로 타일러 하이드, 조지아 엘러리, 메이 커쇼가 담당한다. 개인적으로 메이 커쇼가 메인 보컬을 담당하는 노래들을 좋아한다. 라이브로 듣고 더욱 확신했다!
- 추천곡: For the Cold Country
8. Magdalena Bay - Imaginal Disk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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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컬 이름이 막달레나 베이인 줄 알았는데, 미카 테넨바움과 매튜 르윈 부부1가 함께 활동하는 밴드이다2. 둘은 고등학교 음악 프로그램에서 만났다고. 최근에 나온 곡들도 하나같이 다 좋았다. 특히 운동할 때 힘이 많이 되어주었다.
- 추천곡: 다 좋아서 처음부터 끝까지 듣는 것을 추천
7. Chini.png - ★ Vía Lo Orozco ★ (2025)
- 올해 발견한 또 하나의 칠레 아티스트. 비주얼 아티스트였던 과거 경력에 걸맞게 머리에 뿔을 달거나 피에로 분장을 하는 등, 범상치 않은 모습으로 공연장에 나타나는 편이다. 이번 앨범은 자신의 유년 시절로 다시 돌아가는 여정을 몽환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픽셀아트, 고전 게임 사운드, 카세트테이프 소리 등, 국적은 달라도 90년대생이라면 익숙할 장치들이 가득하다.
- 추천곡: Ciencia ⬡
6. Anna von Hausswolff - ICONOCLASTS (2025)
- 음악이든 영화든 한 차원 높은 곳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 있는데, Anna von Hausswolff라는 아티스트가 그렇다. 다른 것들을 다 시시해 보이게 만든다.
- 추천곡: Stardust
5. Low - Hey What (2021)
- 이전 앨범들도 분명 좋지만, LOW라는 아티스트를 알게 된 앨범이어서 골라 보았다. 볼륨을 최대로 하고 듣는 것을 추천한다.
- 추천곡: All Night
4. Sufjan Stevens - Illinois (2005)
- 앨범 이름은 일리노이인데, 외계인으로 시작해 이집트로 끝난다. 곡 하나하나에 담긴 서사와 알레고리와 음악적 요소들이 가득해서 이것을 마치 도상학처럼 파헤치는 유튜브 동영상도 많다. 꼭 가사를 같이 보면서 들어볼 것을 추천한다. 하나의 문학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추천곡: Casimir Pulaski Day
3. Candelabro - Deseo, Carne y Voluntad (2025)

- 1집 「Ahora o Nunca」에 비해 갑자기 너무 수준이 높아져 깜짝 놀랐던 앨범. Black Country, New Road와 악기는 비슷하지만, 조금 더 서사에 집중한다. 얼굴만 보면 영락없는 대학생 무리인데 이런 음악을 한다는 게 그저 놀라울 따름…
- 추천곡: Cáliz
2. Yo La Tengo - Painful (1993)
- 올해 가장 많이 들은 아티스트이기도 하다. 아이라 카플란과 조지아 허블리 부부, 그리고 제임스 맥뉴로 활동 중이다. 특히 조지아의 목소리로 노래하는 곡들을 좋아한다. 70이 다 되어가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밴드보다 설렘이라는 감정을 가장 잘 표현한다.
- 추천곡: Nowhere Near
1. Niños Del Cerro - Lance (2018)
- 칠레 밴드 디깅을 시작하게 만든 밴드. 전혀 처음 들어보는 사운드에, 그동안의 내 음악 취향이 보잘것없게 느껴질 정도로 홀렸던 앨범이다. 특히 「Flores, Labios, Dedos」는 너무 좋아해서 일부러 아껴 듣는다. 일부러 음을 뭉개거나 어지러울 정도로 빠르게 연주함으로써 꿈에 있는 듯한 착각을 준다.
- 추천곡: Flores, Labios, Ded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