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나를 살아 있게 만드는가

Quotes

많은 부모가 자신의 세계와 자녀의 세계 사이를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벽을 깨부수려 고군분투하지만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부모 중에는 자신의 고통에 너무 매몰된 나머지 자녀와 깊은 관계를 맺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삶이 시들해진다는 건 마치 비행기를 타고 활주로 위를 돌고 있는데 착륙할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야. 당장 위험하다는 느낌은 아니야. 자리에 앉아 있고 전반적으론 괜찮지만, 영원히 오지 않을 어떤 해결책을 기다리는 느낌이 들어. 이상하지만 그게 뭔지도 잘 모르겠어. 전에 없던 불안감이 튀어나와. (활주로에 다른 비행기가 추락했나? 연료가 바닥나는 거 아니야?)

인간은 진화하면서 뇌에 여러 통증을 별개로 처리할 다중 시스템을 만드는 방식을 선호하지 않았다. 신경과학자 존 카치오포는 외로움과 단절에서 오는 ‘사회적 고통’을 연구한 뒤 비슷한 결론을 내렸다. 단절이나 연결 문제에 더 강한 생각과 감정으로 반응할수록 고통을 유발할 가능성이 더 커진다. 고통의 원인이 꼭 필요한 약을 투여하기 위해 간호사가 피부에 주삿바늘을 찔러서인지, 자신이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해 부끄러워서인지, 미래가 절망적이라고 상상해서인지는 뇌에 중요하지 않다. 모든 상황에서 뇌의 같은 통증 중추가 활성화되며, 뇌는 몸에 고통 회피 신호를 보내 ‘수리’ 활동에 참여하라고 명령한다.

우리는 말하자면 불행을 자초하는 것 같다. 우리는 의미 있는 관계를 갈망하고 그런 관계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계속해서 자신을 더욱 외롭게 만드는 결정을 내린다. 연결은 삶을 의미 있게 만든다. 그리고 삶에 의미가 생기면 타인과 연결되고 싶고 그 의미를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진다.

연구진은 최근 몇 년 동안 사회적·환경적 요인이 건강 관련 데이터에 중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다시 말해 우리는 주변 환경에서 자유로운 단순한 생물학적 존재가 아니다. 이런 인식이야말로 내 활력 연구의 길잡이였다. 정신건강을 둘러싼 전체적인 그림을 얻으려면 관계의 질(따스하고 신뢰하는가)과 공동체 사이의 연대가 지닌 힘(누군가의 관심과 지원을 받는다고 느끼는가)을 살펴야 한다. 도움을 요청할 대체 자원이 부족하고 사회경제적으로 불리한 공동체에서 일어나는 건강 문제를 예방하는 데 이런 사회적 ‘자원’이 특히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늘고 있다. 누군가는 활력 수준이 높아지면 삶의 질이 극적으로 좋아질 수 있다는 뜻이다.

여러 연구에서 수집한 데이터의 결론은 같았다. 심리적 웰빙이 좋은 사람은 역경과 스트레스를 겪을 때 훨씬 건강한 반응을 보인다. 기본적으로 자기 성격을 대체로 좋아하고, 따스하고 신뢰하는 관계를 맺고, 성장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도전을 받아들이며, 인생에 목적이 있고, 자기 생각과 의견을 자신있게 표현하고, 자기 삶을 관리할 수 있다면 심리적 웰빙이 높아진다. 심리적 웰빙이야말로 강력한 ‘약’이 아닐까?

“행복은 감정입니다.” 나는 학생들에게 이 사실을 다시 알려준다. 그러면 학생들은 나를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바라본다. 교수님, 당연히 행복은 감정이죠. 학생들이 의아해하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다. “슬픔도 마찬가지입니다. 공포, 분노, 혐오도요.” 나는 요점을 말하기 위해 인간의 여섯 가지 기본 감정을 모두 언급한다. 그런 다음 감정이란 실제로 무엇인지 더 깊이 파고들게 한다.

“정의하자면 감정은 일시적입니다.” 나는 학생들에게 다시 강조한다. “감정은 오래 지속되도록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감정은 바람에 따라 여러 방향으로 움직이며 그저 그 순간에 바람이 어디에서 불어오는지 알려줄 뿐인 공항 풍향계와 비슷하다. 우리는 그에 따라 행동 방향을 정한다. 감정이 우리를 위해 해야 할 일을 하도록 허용한 다음 떠나보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우리는 그렇게 나아간다.

스스로 달라지면 완벽에 가까워질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자신과 삶의 불완전함을 받아들일 때만 가능하다. 자신이 불완전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자. 삶에 겸손함을 초대하자. 실수할 수 있는 여지를 두고(단 의료 환경에서는 그러지 않는 것이 좋다) 실패가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자. 당신의 삶 속 다른 사람에게도 같은 여유를 주는 은혜를 베풀자. 나는 주변 사람들이 내게 이와 반대로 대하는 것을 보며 좋은 사람이 된다는 것에 관해 많은 것을 배웠다.

우리는 자신이 ‘뿌리내린’ 곳에서 활력을 얻기도 하지만, 때로는 활력을 누릴 수 있는 더 나은 곳에 다시 뿌리내려야 할 수도 있다. 만사에 시들해진 것을 절대 자기 탓으로만 돌리지는 마라.

좋은 일이 있든 나쁜 일이 있든 나를 받아줄 사람이 있다는 점을 기억하고, 재미있거나 호감 가는 사람처럼 사회적으로 ‘연기’할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마음을 편하게 갖자. 상처받았다면 친구들이 내 마음을 읽어줄 때까지 그냥 기다리지 말자. 먼저 도움을 청하고 다음에는 내가 도와주자.

내가 보기에 이것은 우리가 추구해야 할 신비에 대한 경외심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사례다. 가까운 사람을 잃으면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영원히 애도한다. 이때 우리는 토착어가 만들어낸 문화적 연속성과 더 거대한 무언가에 대한 믿음으로 조상과 영원히 함께할 수 있다. 그들이 여전히 우리와 함께 있다는 사실을 알기 위해 조상이 어디에 있는지 알 필요는 없다.

더 나은 문지기가 되자. 나는 내 안에 무엇을 들일지 결정하는 정신적 문지기다. 주의력은 우리의 문지기이자 보안요원이다. 무엇에 주의를 기울일지 선택하는 일은 곧 내 안에 무엇이 들어오게 할지, 그리하여 무엇이 뇌와 행동에 영향을 끼치게 할지 결정하는 일이다.

불교 스님들이 명상을 베이스캠프를 만드는 일과 같다고 설명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베이스캠프는 등산에서 가장 어려운 단계인 정상 등반에 필수적이다. 에베레스트산에 오르는데 베이스캠프에 눌러앉아 시간과 노력, 인생을 쏟을 만한 무언가를 성취했다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는 정상에 오르고 싶어한다. 베이스캠프를 짓는 일은 중요하지만 베이스캠프에 머무는 것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베이스캠프에 머무는 삶은 시들해진 삶이다. 하지만 우리는 시들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목표로 삼은 정상에 도달하기 위해 살아간다. 우리는 활력 있게 산다는 더 높은 목표를 지향해야 한다.

무언가에 도전한다면 그것을 아주 중요하게 여기자. 새로운 취미나 몰두할 것에 일주일에 20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저 그것에 마음을 쏟고 깊이 믿어야 한다는 의미다.

새롭고 뭔가 다른 것, 특별하거나 귀한 것과 정서적으로 연결되는 일은 추구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자. 더 위대한 무언가와 연결되었다는 느낌, 나 자신보다 더 큰 무언가와 하나가 되었다는 느낌은 매우 강력하다.

초월은 느리게 걷는다. 당신이 걸음을 늦추지 않으면 초월은 결코 당신을 따라잡지 못하고 완전히 놓쳐버린다. 뉴올리언스 재즈 클럽에서 가만히 서 있다가 눈물을 흘린 내 친구가 발견한 것처럼, 잠시 속도를 늦추거나 멈춰 서면 때로 초월이 당신을 따라잡을 것이다. 그 순간 당신은 더 큰 무언가에 압도되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일과 생활은 놀이가 될 수 있다. 반대로 놀이와 생활이 일이 될 수도 있다. 즐거움을 누리는 것은 강요가 아니라 선택이다.

최근에 나는 〈핀볼: 게임을 구한 남자〉라는 근사한 영화를 보았다. 나는 핀볼이 기술보다 우연에 의존하는 게임이라며 아이들을 노리는 도박으로 간주되어 한때 많은 도시에서 불법으로 취급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알고 보니 핀볼 기계는 사실 대공황이라는 몹시 힘든 시기에 미국인이 성취감과 행복감을 느끼도록 돕기 위해 만들어진 게임이었다. 핀볼 기계 설계자는 행복 연구자들보다 수십 년 앞서 있었다. 당시 그는 단순히 점수를 얻고 승리를 추구한다는 목표가 아니라 기술을 연마한다는 목표를 중심으로 게임을 설계했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핀볼 기계 설계자는 “좋은 게임의 요소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의 대답은 무엇이었을까? • 사람들에게 성취감을 준다. • 원인과 결과가 있어, 게임을 하는 사람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기술을 익혀 사용해야 한다. • 자신의 행위가 중요하다고 느끼게 만든다.

수동적 여가활동은 만족을 덜 준다. 기숙사 방에서 몇 시간이나 꼼짝 않고 혼자 유튜브를 보던 타랄을 생각해보자. 수동적 여가활동은 정크푸드나 마찬가지다. 부유하든 가난하든 수동적 여가활동을 하는 시간이 많으면 삶의 만족도가 떨어진다.

여러 행복 연구는 돈을 얼마나, 어떻게 사용할지 선택하는 일에 주목한다. 이런 연구가 주는 교훈은 분명하다. 행복에 중요한 것은 돈이 얼마나 많은지가 아니라 그 돈을 어디에 쓰느냐다. 옷, 보석, 자동차, 별장 등 무언가를 사들이는 데 돈을 쓰는 사람은 덜 행복하고, 경험에 돈을 쓰는 사람이 훨씬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