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작은 습관의 힘 (최고의 변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제임스 클리어

Quotes

이 책은 크게 ‘신호 cue, 열망craving, 반응response, 보상reward’이라는 네 가지 습관 모델과, 이를 발전시킨 네 가지 행동 변화 법칙으로 이뤄져 있다. 심리학에 대해 좀 아는 독자라면 이 용어들이 조작적 조건 형성operant conditioning 이론에서 나왔음을 알아챌 것이다. 1930년대에 스키너B. F. Skinner 가 ‘자극stimulus, 반응response, 보상reward’3으로 제시한 이 이론은 찰스 두히그가 《습관의 힘》에서 ‘신호 cue, 반복 행동routine, 보상reward’4으로 대중화한 바 있다.

습관이 가져오는 변화는 비행기 경로가 몇 도 바뀌는 것과 같다. 로스앤젤레스에서 뉴욕으로 비행한다고 생각해보자. 로스앤젤레스 공항을 출발한 조종사가 남쪽으로 단 3.5도만 경로를 조정해도 우리는 뉴욕이 아니라 워싱턴 D. C.에 착륙하게 된다. 비행기 앞머리가 단 몇 미터 움직이는 것처럼 작은 변화라 해도, 미국 전체를 가로질러 간다고 하면 결국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도달하는 것이다.

결과는 그동안의 습관이 쌓인 것이다. 순자산은 그동안의 경제적 습관이 쌓인 결과다. 몸무게는 그동안의 식습관이 쌓인 결과이고, 지식은 그동안의 학습 습관이 쌓인 결과다. 방 안의 잡동사니들은 그동안의 청소 습관이 쌓인 결과다. 우리는 우리가 반복해서 했던 일의 결과를 얻는다.

대나무는 처음 5년간 땅속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뿌리를 내리는 동안에는 거의 눈에 띄지 않지만 이후 6주 만에 지상 30미터 높이로 자라난다.

“세상이 날 외면했다고 여겨질 때 나는 석공을 찾아간다. 석공이 100번 망치를 내리치지만 돌에는 금조차 가지 않는다. 101번째 내리치자 돌이 둘로 갈라진다. 나는 그 마지막 타격으로 돌이 갈라진 게 아님을 알고 있다. 그건 그전에 계속 내리친 일들의 결과다.”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 모두가 금메달을 원한다. 입사 지원자 모두가 구직을 바란다. 성공한 사람도, 성공하지 못한 사람도 목표는 같다. 목표는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차이가 될 수 없다.

성공으로 가는 길은 수없이 많다. 굳이 하나의 시나리오에만 자신의 길을 맞출 이유는 없다.

많은 사람이 자신이 얻고자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습관을 변화시키려고 한다. 그러나 이런 태도는 결과 중심의 습관을 형성한다. 그러나 지속하기 위해서는 정체성 중심의 습관을 세워야 한다. 이는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에 집중하는 데서 시작한다.

일단 뭔가와 관련해 자부심이 생기면 이를 위한 습관을 유지하려고 필사적으로 애쓸 것이다.

어느 날 너무 바쁘거나 지치거나 부담되어서, 또는 수백 가지 다른 이유로 우리는 습관을 유지하기가 힘들어진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그 습관을 유지하지 못하는 진짜 이유는 자신의 자아상과 반대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어떤 한 가지 모습의 정체성에 집착하면 안 되는 이유다. 자신이 바라는 최고의 모습이 되려면 자신의 믿음들을 끊임없이 편집하고, 자기 정체성을 수정하고 확장해야만 한다.

한 번의 특별한 경험은 그 영향력이 서서히 사라지지만, 습관은 시간과 함께 그 영향력이 더욱 강화된다. 즉, 습관은 정체성을 형성하는 가장 큰 증거가 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습관을 세운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플로리다 대학교의 제리 율스만 Jerry Uelsmann 교수는 영화사진 수업 첫날, 학생들을 두 집단으로 나눴다. 강의실 왼쪽에 있던 학생들은 ‘양적 집단’이라고 이름 붙여졌고, 이들은 수행한 과제의 양만으로 평가를 받기로 했다. 강의 마지막 날 율스만은 이 학생들이 제출한 사진의 ‘양’만 봤다. 즉, 과제 사진 100장을 제출하면 A, 90장을 제출하면 B, 80장을 제출하면 C, 이런 식으로 학점을 매겼다. 반대로 강의실 오른쪽에 있던 학생들은 ‘질적 집단’으로 이름 붙여졌다. 이들은 과제의 ‘질’만 평가받았다. 한 학기 동안 오직 한 장의 사진만 과제로 제출했는데, 이 사진 한 장의 질적 완성도에 따라 학점을 받았다. 학기 말에 율스만은 가장 완성도 높은 사진들이 양적 집단에서 나왔다는 것을 보고는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한 학기 동안 이 학생들은 수없이 사진을 찍고, 구도와 조명을 실험해보고, 다양한 인화 방법을 테스트해보면서 수많은 실수를 통해 배워나갔다. 수백 장의 사진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이들의 기술이 놀라울 정도로 향상됐다. 반대로 질적 집단은 사진의 완성도에만 매달렸다. 결국 이들은 입증되지 않은 이론들이나 보통 수준밖에 안 되는 사진에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1* * 유사한 이야기가 데이비드 베일즈 David Bayles의 《예술가여, 무엇이 두려운가》 Art & Fear 에도 언급된다. 그 이야기를 허락을 받고 게재했다. 전체 내용은 책 뒤쪽 주석에 설명해두었다.

습관은 반복된 행동을 통해 점차적으로 자동화되면서 만들어진다. 어떤 행동을 반복할수록, 뇌는 그 행동을 하는 데 더 효율적인 구조로 변화한다. 신경과학자들은 이를 ‘장기적 강화’라고 부르는데,3 최근에 패턴화된 행동들을 기반으로 뇌에서 뉴런들의 연결이 강화되는 것을 말한다.

상식과 과학적 증거 둘 다 같은 말을 하고 있다. ‘반복은 변화의 한 형태’라는 것이다.

엄청난 양의 사진을 찍은 학생들은 기술이 늘고, 완벽한 사진을 만들어내는 데만 몰두한 학생들은 기술이 늘지 못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한쪽은 실제로 연습을 했고, 다른 쪽은 수동적으로 배우기만 했다. 한쪽은 ‘실행’했고, 한쪽은 동작만 있었다.

습관 형성에서 시간은 어떤 효력도 없다. 21일이냐, 30일이냐, 300일이냐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행동을 수행하는 비율이다. 어떤 행동을 사흘에 두 번 하는 것과 200번 하는 것은 엄청나게 다른 결과를 초래한다.

예를 들어 농경지를 확장하려고 한다면 기후가 다른 북쪽으로 향하기보다는 동일한 작물을 기를 수 있는 동쪽으로 향할 것이다. 우리는 취할 수 있는 행동들 중에서 최소의 노력으로 가장 큰 가치를 만들어내는 행동을 한다. 쉽게 말해 우리는 쉬운 일을 하는 쪽으로 동기가 부여된다.

이와 유사하게 우리의 시간과 에너지를 차츰차츰 빼앗아가는 마찰 요소들을 제거하면 더 적은 노력으로 더 많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정리를 하면 기분이 좋아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앞으로 나아감과 동시에 환경이 우리에게 부과하는 인지 부하가 가벼워지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종종 한 페이지 읽기나 1분 명상, 전화 한 통 걸기로 습관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믿지 않는다. 하지만 핵심은 뭔가 한 가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다. 실행하려는 습관을 완전히 체득하는 것이다. 습관이 자리를 잡아야만 그것을 향상시킬 수도 있다.

나쁜 습관을 벗어나는 최고의 방법은 그 일을 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그 행동에 관한 선택지가 없어질 때까지 마찰을 늘려라. 금전등록기의 뛰어난 부분은 절도를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들어 자동으로 윤리적 행동을 하게끔 만든 것이다. 직원들을 변화시키려고 애쓰기보다는 선호하는 행동이 자동으로 일어나게 만든 것이다.

습관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성공했다는 느낌을 필수적으로 받아야 한다. 비록 아주 사소한 방식일지라도 말이다. 성공했다고 느끼는 것은 습관이 성과를 냈고, 그 일이 노력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정체성과 갈등을 일으키는 것보다 그것에 부합하는 단기적 보상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부가 아니면 소용없다는 생각은 습관에서 쉽게 탈선하는 위험 요소다. 그리고 또 다른 위험이 있다. 특히 습관 추적을 하고 있다면 말이다. 바로 측정 대상을 잘못 선택하는 일이다.

골디락스 법칙이란 인간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적합한 일을 할 때 동기가 극대화되는 경험을 한다는 것이다. 지나치게 어려워서도 안 되며 지나치게 쉬워서도 안 된다. 딱 들어맞아야 한다.

“최고의 선수들과 보통 사람들의 차이가 뭡니까?” 내가 물었다. “그러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없지만 그들에게 있는 거요.” 그의 대답은 쉽게 예상할 수 있는 것이었다. 유전, 행운, 재능 등. 하지만 곧 그는 예상치 못한 답을 덧붙였다. “어느 시점에 이르러 매일같이 하는 훈련에서 오는 지루함을 견디는 게 관건이죠. 같은 리프트 동작을 하고 또 하는 거요.”

어떤 일을 탁월하게 해내는 유일한 방법은 그 일을 하고 또 하는 것에 끝없이 매력을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지루함과 사랑에 빠져야만 한다.

숙련은 성공을 이루는 아주 세부적인 요소들에 집중하는 과정이다. 어떤 기술을 내재화할 때까지 반복하고, 이렇게 새로 만들어진 습관을 기초로 다음 단계로 발전해나가야 한다. 과거부터 했던 일들은 두 번째에는 더 쉬워지지만, 전체적으로 쉽다는 말은 아니다. 지금 우리는 다음 도전에 에너지를 쏟아붓고 있기 때문이다. 각각의 습관은 다음 단계를 열어준다. 이런 주기가 끝없이 반복된다.

이것은 꾸준한 과정이다. 결승선은 없다. 영원히 통하는 해결책도 없다. 발전할 방법을 찾고 있다면 다음번 정체기가 올 때까지 네 가지 행동 변화 법칙을 교대로 반복하라. ‘분명하게 만들어라.’ ‘매력적으로 만들어라.’ ‘하기 쉽게 만들어라.’ ‘만족스럽게 만들어라.’ 한 회, 한 회 반복한다. 늘 1퍼센트 더 나아지기 위해 다음 방법을 찾아라.

호기심이 있는 것이 똑똑한 것보다 낫다. 동기와 호기심이 있는 게 똑똑한 것보다 중요하다. 그것이 행동을 이끌기 때문이다. 똑똑함은 그 자체로 결과를 가져오는 법이 없으며 행동을 방해한다. 행동을 촉구하는 것은 욕망이지, 똑똑함이 아니다. 스타트업 투자자 나발 라비칸트의 말처럼 “뭔가를 하기 위한 트릭의 첫 단계는 그것에 대한 열망을 배양하는 것이다.”

세네카의 유명한 격언에 이와 관련된 지혜가 나타나 있다. “가난은 가진 것이 너무 적다는 말이 아니다. 원하는 것이 훨씬 많다는 말이다.”7 원하는 것이 좋아하는 것을 넘어선다면 늘 불만족스럽고 해결책보다 문제에 더 무게를 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