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프릴 마치의 사랑

Quotes

이런 순간에는 갑자기 인생이 정지해서 다시 시작되지 않아도 좋을 것 같은 느낌. 마커스 밀러로 음악을 바꾸고 몸을 흔들어도 영영 깊은 물속 같은 기분은 마찬가지. 이것이 오늘의 기분.

그런데 신발이란 것은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자기 신발을 오랫동안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면, 이상한 느낌이 듭니다. 뭔가 치밀어오르는 게 있달까요. 알 수 없는 슬픔이라든가, 분노라든가, 그리움 같은…… 그런 것 말입니다.

그래요. 아름답거나 귀여운 것들을 잘 보세요. 생각이 없습니다. 작정이 없습니다. 계획도 없고 선악도 없습니다. 대신 아주 단순한 몰두만 있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귀엽고 아름다운 게 아닌가.

다시 말하지만, 복화술은 기술이 아닙니다. 그저 여러 목소리를 내는 재주가 아니에요. 복화술은 영혼의 문제입니다. 생명의 문제입니다. 세상의 다른 곳에서, 당신의 깊은 곳에서, 무언가를 불러오는 능력입니다. 의심스러우신가요? 의심스럽다고? 야 이 새끼야, 그렇다면 그런 줄 알아.

나는 교회를 다니지만 신을 믿지 않는다. 와이프는 교회를 다니지 않지만 신을 믿는다. 하지만 그게 뭐 대수인가? 잠시 이런 식으로 분위기를 즐기는 건 어떨까요? 경쾌한 캐럴을 들으며 잠시 숨구멍을 틔우는 것도 좋지 않겠어요? 라고 사회가 권하는 것이다.

중요한 건 공개된 말과 태도다. 증명할 수 없는 진실이 아니라 오픈된 프로세스가 중요한 것이다. 나는 그게 인류 사회의 발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당신처럼 나도 밤을 좋아한다. 특히 새벽 네시. 일찍 일어나는 사람이라도 그 시간에 일어나기는 쉽지 않고, 늦게 잠드는 사람이라도 그 시간까지 깨어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인기척이 희박한 시간. 인간의 시간이라고는 할 수 없는 시간. 고양이라든가 벌레라든가 나뭇잎들의 시간.

인간이 사라진 세계에는 아무런 구별이 없을 것이다. 그 단순함이 아름다울 것이다. 아름답다고 말하는 자들까지 사라진 뒤일 것이다. 그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깊고 더 어두운 절망에 빠졌다가,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빨리 더 열심히 그것을 자기 삶의 일부로 받아들인 사람. 그럼으로써 지금은 그것을 공기처럼 수긍한 채 다른 종류의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 ‘당사자’란 대개 그런 것이라고 김은 생각했다.

나는 이런 마음이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전체적인 것으로 고유한 차이를 지우는 마음보다, 전체적인 것의 압력을 고유한 차이들이 견뎌내고 이겨내고 급기야 변경시키는 마음이 더 소중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