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La Prenda》 by Maria y los Templos
재즈에 포스트록을 덧대면 어떨까? 포크는? 앰비언트는? Maria y los Templos의 《La Prenda》는 자국의 누에바 칸시온 칠레나와 더불어 다양한 장르를 (그것도 아주 세련된 방식으로) 재즈에 덧대어 입힌다. 그리하여 재즈로 나아갈 수 있는 가능한 많은 세계를 탐구하고 넘보며 여러 갈래로 발산한다. 곡에 따라 공간감과 깊이, 온도가 휙휙 바뀌는 것을 감지하는 재미로 충만하며, 그럼에도 이 곡들을 한곳에 모아주는 힘이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는 즐거움도 만만치 않다.
2. 《i Music Listen》 by iza tkm
《i Music Listen》에서 음악(Music)은 듣기(Listen)보다 앞선다. 이는 분명히 음악을 만드는 창작자만이 가질 수 있는 마음이겠다. 적어도 이 문장에서 음악은 명사가 아닌 동사로서 존재한다. 그것은 단순히 음악을 하는 행위를 나타내는 표현일 수도 있지만, 더 나아가서는 음악으로 둘러싼 모든 움직임, 음악이 일으키는 모든 작용과 반작용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iza tkm의 목소리는 순수하게 즐겁고, 놀랍도록 솔직하다. 진솔한 마음을 드러내기 위해 그녀가 찾아낸 모든 음악적인 표현은, 결국 청자(you)가 창작자(i)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도록(혹은 그렇다고 착각할 수 있도록) 하는 작은 기적을 일으킨다.
3. 《DOGA》 by Juana Molina
《DOGA》는 후아나 몰리나가 세상에 건네는 또 하나의 재치 있는 농담이다. 리드미컬하면서도 시적이며, 속삭이듯 노래하는 목소리엔 절제와 재미가 동시에 넘쳐난다. 셀 수 없이 다양한 요소가 유기적으로 얽혀 조화를 이룬다. 아르헨티나 포크의 울림, 우루과이 음악, 가벼운 서정과 어쿠스틱 사운드, 디지털 신시사이저가 한데 어우러지면서도 무시할 수 없는 여백을 바탕으로 한 미니멀함이 공존한다.
4. 《I Love You...》 by Oh, Yoko
레트로한 전자음과 어쿠스틱 악기를 조합해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장소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투명한 사운드가 들려주는, 마냥 밝지만은 않은 시시콜콜한 이야기가 추억과 아픔을 어루만지고, 사랑이라는 감정에 가닿으려 손을 뻗는다. 차가운 듯 부드러운 전자음과 조곤히 내뱉는 목소리가 겪어보지 않은 과거에 대한 환상통을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