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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 2026-08-01 · 7 min read

tags: [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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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에서 태어나 베를린에 사는 소리의 마법사가 놀라운 신작 『¡Ay!』를 한 곡씩 풀어낸다

Lucrecia Dalt의 『¡Ay!』는 아득한 오르간 소리로 시작한다. 이어 마리오 카트 경주가 출발할 때 들릴 법한 금속성 신스 소리가 따라붙는다. 뒤이어 오는 「No Tiempo」는 천천히 쌓여 올라간다. 더블베이스가 점점 부풀어 클라리넷과 트럼펫 이중주를 끌어들이고, 마침내 나직하게 읊조리는 Dalt의 알토가 얹힌다.

앨범의 콘셉트를 전혀 몰라도 『¡Ay!』를 끝까지 들으며, 이 세상 것 같지 않은 Dalt의 편곡이 얼마나 아름다운지에 감탄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소리 뒤에 놓인 이야기를 알고 나면 음악은 한층 더 강하게 다가온다. 앨범은 Preta1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외계의 여성적 의식인 Preta는 지구를 방문하기 위해 우주의 비듬으로 이루어진 존재로 스스로를 빚어낸다. 마요르카2의 한 산봉우리에 착륙한 그녀는 아래로 내려오며 일련의 탈식민적 메시지를 차례로 전한다. 시간은 한 방향으로 흐르지 않고 리좀처럼(rhizomatic)3 뻗는다. 사랑은 정해진 자리에 머물지 않는, 솟구쳐 흐르는 물줄기다.

10월 14일 신작 발매를 앞두고, Dalt가 The FADER를 위해 앨범을 한 곡씩 풀어 설명한다.

1. 「No Tiempo」4

무중력. 떠도는 듯한 무언가를 만들어보려던 곡이다. 『물속의 칼』5을 보며 크시슈토프 코메다6의 스코어를 들을 때마다 드는 그런 느낌 말이다. 「No Tiempo」는 볼레로7와 SF라는 동떨어진 두 세계를 어떻게 하나로 모을지 처음으로 고민한 곡이다. 스페인어로 나는 이렇게 노래한다. "더 맑은 날씨를 향하던 이회토8를 뜯어냈더니, 묘하게 오존 냄새가 난다."

2. 「El Galatzó」9

「El Galatzó」는 Preta가 마요르카를 처음 탐험하는 장면을 그린다. Preta는 『¡Ay!』 뒤에 놓인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증발한 죽은 각질을 수권(水圈)10에서 그러모아 몸을 만든 외계 존재다. 나는 그녀가 지구를 지나는 길이 음악으로 들리길 바랐다. 발걸음은 베이스라인과 타악기로 표현하고, 그녀가 마주치는 것들은 플루트와 보컬, 신스로 도드라지게 했다. 단 한 번만 등장할 수도 있는 요소들로. Preta는 말한다. "이제 나는 몇 세제곱마일의 일렁이는 물이 시야 가장자리에 있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안다. 구석구석이 서로 이어져 있어 한눈에 붙잡기 어렵다. 한쪽 끝은 물로 가득하고, 반대쪽 끝은 El Galatzó. 인간에게는 아무 영향도 없는, 빛바랜 전자기 화석…"

3. 「Atemporal」11

크리스 마르케르12의 『레벨 5』13에서 로르가 말한다. "나는 저 섬에서 나 자신을 알아본다." 「Atemporal」에서 시간을 초월한 존재 Preta는 말한다. "나는 저 바위에서 나 자신을 알아본다… 시간을 초월한 채." 이 곡은 내가 가진 팔레트의 여러 색이 한데 뭉친 것이다. 서로 다른 시대의 Dalt가 섞여 있는 모음집 같달까. 보코더14, 신스, 강한 드럼 사운드, 질감과 왜곡. 이런 것들이 서서히 바뀌어 활기차면서도 느린, 겉도는 툼바오15가 된다.

4. 「Dicen」16

팬데믹 동안 나는 해리 벨라폰테의 『Calypso』17와 The Upsetters18를 자주 들었다. 「Dicen」은 이 두 세계의 성질을 한데 모은 결과다. 벨라폰테의 화음 보컬, 그리고 「Return of Django」의 테이프 왜곡과 질감을 볼레로 패턴에 심고, 모듈러19로 만든 보컬 조작을 더했다. 가사는 Preta를 둘러싼 마을 사람들의 험담을 드러낸다. "자기가 아이아이에 키르케20라도 되는 줄 알아, 아니면 스핑크스나 메데이아라도. 그녀는 완전 '다다'21야." 아무도 그녀를 이해하지 못한다! "이리저리 기어 다니고, 죄다 핥아먹어. 저 춤추는 꼴 좀 봐—엉망진창이야! 그런데도 신경도 안 써, 완전 '다다'라니까."

5. 「Contenida」22

하강하는 진행, 화음을 이루는 보컬, 재지한 무언가… 안 될 게 뭐 있나? 라이브로 연주하다 보니 앨범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 중 하나가 됐다. 연주하기 즐겁고, 춤추기도 즐겁다. 몸이 없다가 갑자기 갇힌 느낌, 마치 무대 위에 봉인된 듯한 느낌을 상상할 수 있겠는가? 되돌릴 수 없는…

6. 「La Desmesura」23

순수하고 의식이 있는 정신도 바뀔 수 있을까? Preta는 몽롱한 환각에 빠져 있다. 그녀는 이야기한다. "이 과잉, 이 넘쳐남, 사건으로 가득한 이야기의 순전한 행운." 그녀는 우리 세계를 지나는 일을 즐기고 있다. 누군들 안 그러겠는가? 어쨌든 그녀는 아름다운 마요르카에 착륙했으니까. 이 곡에서는 타악기를 Erbe Verb24 신스로 처리했다. 그루브가 비틀리도록 파라미터를 변조하면서 말이다.

7. 「Gena」25

존 카사베츠26의 『러브 스트림』27에서 지나 롤런즈가 연기한 세라 로슨은 말한다. "사랑은 물줄기다. 이어지고, 멈추지 않는다." Preta도 그걸 알고 동의하며 그 문장대로 살아간다. 그리고 이 예를 들어 우리에게 그 중요한 사실을 전하려 한다. 지구에서 이 말에 공감하는 존재를 만나기란 드물다. 나도 최근에 하나를 만났는데, 그가 이렇게 말했다. "사랑은 창조 전체에서 가장 미세한 진동이라서 모든 것에 스며든다." 우리는 때로 얼마나 운이 좋은가.

8. 「Bochinche」28

Preta의 모험 속 허영의 한순간. 그녀는 새로 얻은 몸과 손과 드레스를 즐기고 있다. 그리고 앨범에 있어서도 진짜 즐거운 한순간이다. Machito y Graciela29의 곡 「Ay José」에서 영감을 받았다.

9. 「Enviada」30

니콜라스 뢰그의 『지구에 떨어진 사나이』31에서는 숨겨진 엑스레이 카메라에 데이비드 보위가 연기한 인간형 외계인 토머스 제롬 뉴턴의 몸이 잡히는데, 장기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는 그저 순수한 코드일까? 정교하게 불투명한? 가사에서 Preta는 인류가 냉담과 소란에 빠져 얼마나 형편없이 지내는지 연민을 담아 헤아려본다. 음악은 SF 같고 느리게 늘어지며 좌우로 흩어진, 추상적인 살사를 만들어보려는 시도였다.

10. 「Epílogo」32

콜롬비아의 식당에서 밥을 먹던 기억을 기리고 싶었다. 누군가가 손님들에게 오르간으로 볼레로를 연주해주던 곳이다. Ernesto Hill Olvera33가 연주한 「Oración Caribe」34를 발견했을 때, 이런 방향으로 무언가를 해보고 싶어졌다. 극적인 결말로 비틀어서.

출처: https://www.thefader.com/2022/10/18/lucrecia-dalt-is-unstuck-in-time

Footnotes

  1. 주인공의 이름. 참고로 산스크리트어 preta는 불교·힌두교에서 굶주린 망령(아귀)을 뜻하고, 포르투갈어 preta는 "검은 여자"를 뜻한다. 다만 Dalt가 어느 쪽을 염두에 뒀는지는 이 글에 나오지 않는다.

  2. 스페인 동쪽 지중해에 있는 섬.

  3. 철학자 들뢰즈와 가타리의 개념이다. 리좀은 원래 대나무나 연근처럼 땅속에서 사방으로 뻗는 뿌리줄기를 뜻한다. 나무처럼 중심 줄기에서 가지가 갈라지는 구조가 아니라, 중심도 시작도 없이 어느 지점에서나 서로 얽히며 뻗는 구조를 가리킨다.

  4. 시간이 없다.

  5. 로만 폴란스키의 1962년 데뷔 장편. 요트에 탄 세 사람 사이의 심리극이다.

  6. 폴란드 재즈 피아니스트. 폴란스키 영화의 음악을 맡았다.

  7. 19세기 쿠바에서 시작된 느리고 로맨틱한 대중가요. 라틴아메리카 전역의 사랑 노래 양식이다.

  8. 점토에 석회 성분이 섞인 퇴적물이다.

  9. 스페인 마요르카 섬 남서부 트라문타나 산맥에 있는 푸이그 데 갈라초(Puig de Galatzó) 산과 그 일대를 가리키는 지명. 높이 1,027m다. Preta가 착륙한 봉우리다.

  10. 지구에서 물이 있는 영역 전체를 묶어 부르는 지구과학 용어다. 바다·강·호수·지하수·빙하에 더해 공기 중 수증기까지 포함한다.

  11. 시간을 초월한, 시대와 무관한.

  12. 프랑스 영화감독. 정지 사진만으로 만든 『환송대』(1962)로 유명하다.

  13. 마르케르의 1997년작. 한 여자가 오키나와 전투를 다루는 게임을 만들며 기억과 역사를 파고드는 영화다.

  14. 사람 목소리를 악기 소리처럼 바꾸는 장치.

  15. 쿠바 음악에서 베이스와 콩가가 반복하는 기본 리듬 패턴으로 살사의 바탕이 된다.

  16. 그들이 말하길. 남의 뒷말, 곧 험담을 가리킨다.

  17. 1956년 앨범. 카리브의 칼립소를 미국 대중에게 알렸고, 백만 장 넘게 팔린 최초의 LP로 꼽힌다.

  18. 자메이카 프로듀서 리 "스크래치" 페리가 이끈 밴드. 레게에서 덥으로 넘어가는 길을 연 팀이다.

  19. 부품을 선으로 이어 붙여 소리를 만드는 신시사이저.

  20. 『오디세이아』에서 오디세우스 일행을 돼지로 바꾼 마녀. 아이아이에는 그가 사는 섬 이름이다.

  21. 1차 대전 무렵의 전위예술 운동. 뜻과 논리를 일부러 부순 것으로 유명하다.

  22. 억눌린.

  23. 과도함, 과잉.

  24. 모듈러 신시사이저에 꽂아 쓰는 잔향(리버브) 장치.

  25. 배우 지나 롤런즈의 이름에서 따 온 제목이다.

  26. 미국 독립영화의 개척자로 꼽히는 감독. 지나 롤런즈는 그의 아내이자 대표작들의 주연이었다.

  27. 카사베츠의 1984년작. 원제 Love Streams가 곧 "사랑의 물줄기"다.

  28. 소란, 시끌벅적한 난리.

  29. 1940년대 뉴욕에서 아프로-쿠반 재즈와 맘보를 이끈 쿠바 출신 음악가들.

  30. 보내진 여자, 사절(使節). 지구에 파견된 Preta 자신을 가리킨다.

  31. 니콜라스 뢰그의 1976년작. 데이비드 보위가 물을 구하러 지구에 온 외계인 토머스 제롬 뉴턴을 연기했다.

  32. 에필로그.

  33. 멕시코의 오르간 연주자. 대중가요를 전자 오르간으로 연주한 음반을 여럿 냈다.

  34. 멕시코 작곡가 아구스틴 라라의 곡. 제목은 "카리브의 기도"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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