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의 월요일
“때로는 나쁜 놈들이 바로 위에 올라서기도 하고 / 때로는 좋은 사람들이 지기도 해”라고 이야기하는 Yo La Tengo 삼인방의 덤덤한 합창을 들으며 월요일을 맞이하는 기분이 썩 나쁘지 않다. 그들의 음악은 불합리한 것도 아무런 저항 없이 받아들이게 만드는 능력이 있다. 세상에 갖는 기대와 환상을 사과 껍질 깎듯 아주 얇게 벗겨낸다. 최대한 아프지 않게.
나의 바람과 다르게, 모든 것이 끝난 뒤에 새롭게 시작하는 경우는 좀처럼 없다. 시작의 중간에 끝이 있고, 끝의 중간에 시작이 있을 뿐이다. 새로운 시작을 위해 모든 것이 마무리되기까지 기다리는 건 사치다. 그럴 시간이 없다1. 그렇기에 우연찮게 무언가 동시에 끝나거나 시작될 때는 괜스레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이다.
오늘은 9월 1일 월요일. 약 14.29%의 확률로 한 주와 한 달의 시작이 맞물리는 날이다. 일주일을 나아갈 힘을 9월로부터 얻는다.
때로는 나쁜 놈들이 바로 위에 올라서기도 하고
때로는 좋은 사람들이 지기도 해
우린 마음을 잃지 않으려, 정신을 놓지 않으려 애써
…
하지만 아무것도 그대로 머물지 않아
설명되는 것도 없어
더 이상 시간을 잃지 마
시간이 없어 그래도 즐거웠으니까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