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프얀 스티븐스는 언제나 틀리고 옳다
수프얀 스티븐스는 틀렸지만 완벽히 옳았다. 그는 Illinois(2005)를 작업할 때 AKG C 1000으로 킥드럼을 마이킹했고, 디지털 8트랙에서 1/8인치 잭을 통해 한 번에 두 트랙씩 Pro Tools로 덤프한 뒤 눈으로 정렬했다. AKG K 240 헤드폰으로만 믹싱했고, 모니터 스피커는 소유한 적조차 없었다. 모든 레코딩 엔지니어들이 무기력해질 게토 스타일 기법으로 장인정신의 극치를 보여주는 그는, 장비가 아니라 아이디어와 곡과 연주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버젓이 증명해 보인다.
수프얀 스티븐스의 Illinois 앨범은 드라마틱한 브로드웨이 뮤지컬이자 영화 없는 영화 사운드트랙이다. 그의 50개 주를 모두 앨범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의 두 번째 작품인 이 앨범은, 1인칭 서사에 집중했던 Michigan(2003)과 달리 더 넓고 역사적인 접근을 취했고, 카호키아 고분부터 산업혁명까지 일리노이의 문명사를 포괄했다.

그렇게 녹음된 앨범의 가치는 20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하다. 외계인으로 시작해 이집트로 끝나는 웅장한 서사시는, 사실은 아주 신중하게 다듬어진 조각과도 같다. 수많은 알레고리와 일리노이에 대한 시선이 담긴 이 앨범을 일련의 인터뷰를 통해 톺아본다.
Q. 이전의 앨범에 비해 확실히 포크적이지 않은 것 같아요. 클래식 음악이나 현대 작곡가들의 영향도 보이는 것 같은데요.1
고등학교 시절 관악 앙상블, 5중주 같은 곳에서 많이 연주했어요. 그래서 오랫동안 표준적인 바로크 음악을 들어왔죠. 최근에는 스트라빈스키, 라흐마니노프, 그리고 위대한 노르웨이 낭만주의 작곡가인 그리그를 많이 들었어요. 바로크 오페라, 칸타타, 성악 칸타타 위주로요.
그런 것들이 제 편곡에 많은 영향을 주는 것 같고, 테리 라일리, 스티브 라이히, 필립 글래스 같은 미니멀리즘의 영향도 명백해요.
Q. 작곡할 때 기본 규칙을 정하시나요, 아니면 점진적으로 발전하는 과정인가요?1
이번 앨범은 꽤 광범위해서 원하는 건 거의 뭐든 할 수 있었어요. 일종의 역사적 조사가 되길 바라면서도, 정보들로 지나치게 무겁지 않길 원했죠. 너무 정치적이거나 교훈적이지도 않게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제 안에 있는 자기 발견과 확신의 감각, 감정적 풍경으로 모든 걸 조절해야 했어요. 그게 이 앨범의 전체적인 목표였죠. 형식적으로는 정말 크고 웅장한 스케일을 원했어요. 영화 없는 영화 사운드트랙 같은 느낌으로요.

Q. 앨범의 첫 곡이 주 남부 지역에서 목격됐다는 UFO를 다루고 있는데요. 이 앨범에 있어서 어떤 의미를 갖고 있나요?2
미국이 이민자들의 나라이기 때문에 초자연적인 방문으로 시작하는 게 적절해 보였어요. 우리 부모님은 80년대 중반에 자신들이 스타 피플(별에서 온 사람)이라고 확신하셨죠. 그럼 나는 외계인 자손이 되는 거니까, 당연히 저 또한 항상 우주에 집착해왔어요.
일리노이 앨범은 카호키아 고분부터 아메리카 원주민, 유럽 이민, 산업혁명에 이르기까지 그 특정 지역 문명의 역사를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어요. 말하자면 달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했던 거죠. 인류 문명에 대한 탐구는 가장 객관적인 관점, 즉 외계인의 관점을 필요로 한다고 생각했어요. 우리는 모두 여기(미국)서 외계인이니까요.
Q. 최종 믹싱을 할 때 헤드폰만 사용하셨다고요?3
네. 모니터가 없거든요. 친구가 집에 스테레오를 놓고 가서 헤드폰이 너무 심했다 싶을 때는 헤드폰 잭을 스테레오에 연결해요. 모니터를 소유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스테레오도 없어요… 듣다 보면 헤드폰으로 만든 레코드라는 걸 알 수 있을 거예요. 곡을 작업하고 믹싱할 때는 연속적인 과정이에요. 8트랙을 녹음하고, 덤프해서 헤드폰으로 듣고 믹싱해요. 32트랙이 될 때까지 여러 번 해요. 그리고 맨 마지막에 전체를 함께 믹싱할 때, 마스터링할 준비가 될 때쯤이면 헤드폰으로 약 500번 들은 거예요. 분명히 주의 깊게 듣게 되죠.
Q. 분명 많은 조사를 하셨을 텐데, 흥미롭다고 느꼈지만 결국 노래로 만들어지지 않았거나 앨범에 포함되지 않은 이야기들도 궁금해요.2
에이브러햄 링컨에 대한 추도사를 네 개나 썼는데, 짧은 연주곡 하나만 채택됐어요. 마침 명왕성을 “발견한” 사람이 스트리에이터 출신인데요. 이것이 저의 외계인에 대한 집착과 딱 맞아떨어졌을 텐데 결국 곡으로 만들지는 못했죠. 샴페인에 있는 슈퍼컴퓨터를 위한 경쾌한 곡도 썼는데, 결국 잘라냈어요. 솔 벨로우는 중요한 뮤즈였지만, 너무 까다롭고 명확해서 곡으로 탄생하지 못했어요.
이 앨범이 방대한 서사시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아주 신중하게 다듬어진 거예요. 특정한 비전을 갖고 그 비전 안에서 모든 요소를 조화시키는 게 필수적이었어요. 너무 많은 걸 덜어내야 했죠. 흔하고 인기 있는 주제들 — 스포츠팀, 마피아 같은 것들 — 은 다 무시했어요. 스프링필드에 관한 곡, 피츠필드에 관한 곡, 미국에서 가장 큰 인공 호수인 칼라일 레이크에 관한 곡도 시도했지만, 결국 앨범의 나머지 부분과 안 맞아서 다 잘라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