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연약함은 생각보다 강하다
Courtney Barnett은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의 싱어송라이터로, 덤덤한 목소리와 의식의 흐름대로 흘러가는 듯한 가사가 특징인 독특한 매력의 아티스트이다.
그녀가 세상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된 것은 앨범 A Sea of Split Peas의 수록곡 Avant Gardener를 통해서다. 많은 나라에서 평단의 주목을 이끌었고 특히 Magazine Q와 Pitchfork에서 호평을 받았다.
‘Avant Gardener’나 ‘Hopefulessness’같은 곡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그녀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종종 신조어를 만들어내곤 한다. 또한 가사는 솔직하면서도 위트가 넘치는데, 중얼거리듯 무심한 어조로 전달하는 방식이 오히려 그것을 더 와닿게 한다.
The yard is full of hard rubbish, it’s a mess and I guess the neighbours must think we run a meth lab
마당은 쓰레기로 가득해, 이웃들은 아마 우리가 메스 실험실을 운영하는 줄 알겠지
The paramedic thinks I’m clever ‘cause I play guitar, I think she’s clever ‘cause she stops people dying
구급대원은 내가 기타를 친다고 똑똑하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그녀가 사람들이 죽지 않게 하기 때문에 똑똑하다고 생각해
바넷의 음악에는 개인적 경험을 넘어 현대 사회의 다양한 이슈가 담겨 있다. ‘Dead Fox’에서는 환경 문제를, ‘Nameless, Faceless’에서는 여성으로서 경험하는 일상적 불안과 성차별을 다루며, ‘Hopefulessness’에서는 정신 건강과 희망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표현한다. 그녀는 직접적인 메시지보다는 일상의 소소한 관찰과 개인적 경험을 통해 보편적인 사회 문제를 자연스럽게 녹여내는데, 이러한 접근 방식이 청자들에게 더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No one’s born to hate We learn it somewhere along the way
사람은 미움을 갖고 태어나지 않아. 우리는 그것을 살면서 배우게 되지.
버넷의 무심해 보이는 목소리 속에는 세상을 날카롭게 바라보는 시선이 담겨 있다. 또한 그녀는 이러한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있어 언제나 가장 솔직한 방식을 택하는 듯하다. 자신의 연약함을 숨기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드러낼 줄 아는 것은 그녀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완벽을 추구하는 세상에서 자신이 느끼는 불안을 고스란히 드러낼 줄 아는 그녀의 모습에서 우리는 한 줌의 살아갈 용기를 얻게 되는 것이다.
📌 제목은 그녀의 노래 ‘Hopefulessness’에서 차용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