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 너머의 사운드

출처: Spotify

대개 음악은 처음 10초만 들어도 자신의 취향인지 아닌지, 혹은 사랑하게 될 음악인지를 알게 되는 법이다. 심지어 어떤 음악은 3초도 걸리지 않고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내게는 Niños del Cerro의 Flores, Labios, Dedos가 그랬다.

Niños del Cerro는 2012년부터 활동 중인 칠레 산티아고 라 플로리다(La Florida) 출신의 인디 록 밴드이다. 그들은 2015년 Nonato Coo 앨범을 통해 데뷔했다. 그들의 신선한 매력을 설명하기에 충분했던 이 앨범은 곧바로 칠레 음악계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이듬해 Pulsar Awards1에서 올해의 신인 아티스트 상을 수상했다.

이후 발표한 두 번째 앨범 Lance(2018)를 통해 네오 사이키델리아 스타일의 몽환적이면서도 강렬한 음악을 선보였다. 이 앨범을 통해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프리마베라 사운드(Primavera Sound) 페스티벌에 참가했고, 그곳의 관객들은 열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시 불타오르네
스스로를 가두면 너는 내가 널 처음 본 그곳으로 도망가 버리지
다시 입술과 손가락을 데우네
스스로를 가두면 너는 떠나가 버리지

  • Flores, Labios, Dedos

그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이 “라틴 아메리카 밴드”임을 분명히 한다. 특정 장르에 귀속되거나 미국 밴드의 전형적인 사운드를 모방하는 대신, 라틴 아메리카 밴드로서의 정체성과 개성을 담아내는데 집중한다. 그 다음 앨범인 Suave Pendiente 또한 호평을 받으며, 인디 팝에 칠레 민속 음악 요소를 접목한 독특한 사운드로 자신들만의 뚜렷한 음악 세계를 더욱 섬세하고 견고하게 구축해 나가고 있다. 그들의 음악은 마치 환상으로 입장하는 문을 여는 주문과 같아서, 듣고 있으면 현실 감각을 잠시나마 잊게 한다.

참고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