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oline Rose라는 장르

내게는 빨간 옷과 막춤하면 떠오르는 아티스트가 있다. 바로 캐롤라인 로즈(Caroline Elizabeth Rose)이다. 그녀는 뉴욕 롱아일랜드 출신의 싱어송라이터로, 장르를 초월한 음악 스타일과 매번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앨범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녀의 음악은 생생하며, 원하는 게 분명하고, 그걸 이루기 위해 돌진한다1. 가사에는 재치와 솔직함이 있으며, 그러면서도 감정적인 깊이를 놓치지 않는다.

13세부터 노래와 시를 쓰기 시작한 그녀는, 웰즐리 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했다. 그러다 판에 박힌 인생에 회의를 느끼고 킥스타터 캠페인을 통해 첫 앨범 America Religious(2012)을 발매하게 된다. 초기에는 포크, 컨트리 스타일의 음악을 구사했으나 그녀 스스로에게 창작적인 만족감을 주지 못해 방향 전환을 하게 되었다.

출처: valslist

휴식기 이후, 로즈는 Loner(2018)를 통해 팝과 얼터너티브 록 스타일로 과감한 전환을 시도하며 사운드뿐만 아니라 시각적 스타일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2. 그리고 그 이후로도 그녀의 음악적 시도는 계속된다. Superstar(2020)는 “시네마틱 팝 앨범”으로 야망, 자기 발견, 꿈을 좇는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The Art of Forgetting(2023)은 개인적이고 감정적인 이야기 - 기억, 상실, 치유를 주제로 강렬하면서도 진솔한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이렇듯 그녀는 매번 변화무쌍하고 장르에 얽매이지 않는다. 그녀는 자신의 작업을 소설 작가의 책처럼 각 앨범이 하나의 “챕터”라고 표현한다2.

“I’ve always thought of these albums as chapters—the way an author would write a book,” they continue. “You don’t write the same book twice, and each book is a different era of someone’s experience. I always thought it would be cool to get through your entire career and then look back and have all these different chapters that make up your life. It offers something different and it expands the palette.”
“전 항상 앨범들을 한 권의 책처럼, 장(chapter)이라고 생각해왔어요, 같은 책을 두 번 쓰는 작가는 없잖아요. 그리고 각 책은 어떤 사람의 인생에서 다른 시대를 의미하죠. 제 커리어를 다 마친 뒤에 뒤돌아봤을 때, 그 모든 장들이 모여 내 인생을 구성한다면 멋질 것 같다고 늘 생각했어요. 각기 다른 무언가를 제공하면서 제 팔레트를 넓혀주는 거죠.”3

I really really hate genres. They put artists in a box. I don’t want to be predictable. I want to surprise people. I want to tell the truth in my songs.
장르로 구분하는 것을 정말 싫어해요. 아티스트를 가두는 거니까요. 저는 예측 가능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요. 놀라움을 주고 싶고, 진실을 노래하고 싶어요.1

출처: weallwantsomeone

그녀만큼 슬픔과 즐거움, 유머와 진지함, 친밀함과 광범위함이라는 이중성을 자유롭게 드나드는 아티스트는 쉽게 찾기 힘들다. 그녀는 리듬에 맞춰 막춤을 추기도 하고, 때로는 감정에 복받쳐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이렇듯 그녀는 자신의 연약함을 드러내길 주저하지 않으며, 여러 감정을 동시에 건드리면서 리스너로 하여금 감정의 해방을 이끌어낸다. 끊임없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그녀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이자 매력일 것이다.

All my records are going to sound different. I like the different.
제 앨범들은 전부 다르게 들릴 거예요. 저는 ‘다른 것’을 좋아해요.1

I grew up as a theater kid, so I had this whole side of myself that I wasn’t expressing. I wanted to figure out what type of artist I wanted to be onstage, and that took some time, to just grow the confidence to be more myself—like be more weird and goofy and fun and at the same time more thrashy onstage.
저는 원래 연극을 좋아하던 아이였어요. 그 당시까지 무대 위에서 그런 제 모습을 잘 표현하지 못했죠. 시간이 좀 걸렸어요. 진짜 나 자신으로 설 수 있을 만큼 자신감을 키우는 데. 그래서 무대에서도 더 이상해지고, 장난스럽고, 재미있고, 때론 과격한 퍼포먼스를 할 수 있게 됐죠.3

At first it was kind of embarrassing. But then I was like, All right, I’ve gotta accept that this is happening pretty much every night. And it’s weird because I used to be not much of a crier but I guess I’ve changed. The material is also just—it still hits me. I mean, some of these songs I wrote in 2020, but they still bring me right back to when I was completely raw. I get so emo.
처음엔 좀 창피했어요. 근데 나중엔 “이건 거의 매번 있는 일이구나” 하고 받아들이게 됐죠. 이상하게도 전 원래 잘 우는 사람이 아니었는데, 지금은 많이 변했어요. 가사도 여전히 저한테 강하게 다가오거든요. 어떤 곡은 2020년에 썼는데도, 부르면 그때 감정이 확 몰려와요.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