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아주 짧은 생각들
-
비슷하다고 착각하지 않으면 꽤 많은 처음을 마주할 수 있다. 처음이라고 생각하면 조금 더 즐거워진다.
- 누군가와 손을 잡고 걸으면서도 헤드폰을 끼고 있는 사람을 연달아 두 명이나 보았다.
-
한동안 사카모토 유지가 각본가로 참여한 드라마를 몰아 보았다. 엉뚱한 비유의 대사가 와닿을 때가 많았는데, “가위바위보에서 제일 약한 사람은 가위바위보를 모르는 사람이야”라던가, “괌에 사는 사람이 사이판에 여행을 가겠어?” 같은 대사들이 그랬다.
-
생애 처음으로 건강한 식단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그동안 달린 거리에 비해 살이 너무 빠지지 않아 억울하다는 게 가장 큰 이유이다. 3년 동안 이어 오고 있는 달리기는 나를 근본적으로 뒤바꿔 놓고 있다. 이제 살만 빠지면, 진짜 그렇다.
-
아침에는 주로 도서관에 가서 일을 한다.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은 지하 카페와 2층 열람실인데, 나는 열람실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책에 둘러 싸여 있으면 왠지 모르게 포근하고 뿌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일을 하는 기분이 덜 들면서도 일을 할 수 있다.
- 누군가에게 믿음직한 사람이 된다는 건 뿌듯하면서도 부담스럽다. 반발심이 들 때도 있다. 쉬운 믿음일 때는 적당한 때에 보란 듯이 배신하는 상상을 종종 한다. 어디까지나 상상일 뿐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