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에리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의 유사성

프레드릭 제임슨은 《포스트모더니즘, 혹은 후기 자본주의의 문화 논리》(1991)에서 마니에리즘포스트모더니즘의 구조적 유사성을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둘 다 선행 양식을 모방·변형하되, 패러디와 달리 비판적 거리 없이 중립적으로 차용하는 ‘혼성모방(pastiche)’의 특성을 보인다. 제임슨은 이를 ‘역사성의 위기’로 설명하는데, 마니에리즘은 르네상스 고전이 완성에 도달한 뒤, 포스트모더니즘은 모더니즘이 소진된 뒤 등장했다는 점에서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는’ 동일한 조건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장 보드리야르시뮬라크르, 움베르토 에코의 ‘이미 말해진 것’에 대한 논의도 이 맥락에서 함께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