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카익 스마일

아르카익 스마일(Archaic Smile)은 고대 그리스 아르카익 시대(기원전 7세기~5세기 초)의 조각상에 나타나는 독특한 미소 표현이다.

입꼬리가 살짝 위로 올라가면서 신비롭고 고요한 미소를 짓는 형태이며, 눈이나 다른 얼굴 근육은 움직이지 않고 입술만 미소 짓는 게 특징이다. 대표적으로는 쿠로스(Kouros, 청년 남성상)와 코레(Kore, 여성상) 조각들에서 주로 볼 수 있다.

이 미소가 나타난 원인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네모난 머리에 음선형의 입을 조화시키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한 기술적 결과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조각에 삶의 행복과 건강함을 불어넣기 위한 의도적 선택이라는 것이다. 다만 아이기나 신전의 ‘죽어가는 전사‘처럼, 죽음의 순간을 표현한 조각상에도 이 미소가 나타난다는 점에서 단순한 기술적 우연으로 보기는 어렵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동방 원정과 이후 헬레니즘 시대의 문화 교류를 통해 그리스 미술 양식이 인도에 전해지면서, 아르카익 스마일은 간다라 불교 미술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후 실크로드를 통해 중국과 동아시아 전역으로 퍼졌으며, 한국의 서산 마애여래 삼존불, 석굴암 본존불, 반가사유상의 미소에도 이 영향이 드러난다.

고전기에 접어들며 아르카익 스마일은 사라졌다. 인체 표현 기술이 발전하면서 미소 없이도 생동감을 표현할 수 있게 되었고, 감정을 절제한 이상적인 인체 표현1이 선호되었기 때문이다.